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탄생에서 ‘e스포츠’까지

이재덕 기자 승인 2021.07.20 11:50 | 최종 수정 2021.07.20 13:48 의견 0

'배틀그라운드'의 시작은 '테라'의 몰락에서 시작한다.

테라가 미국에서 깨지고, 중국에서도 깨지고, 연일 패배를 이어가던 중 400명이던 사원도 200명으로 감원하는 크래프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배틀그라운드는 탄생했다.

시작은 김창한이었다. 그는 성공 이력이 없는 PD였다. "17년만 실패만 거듭했다"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니다.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했던가. 김창한과 그래프톤의 골이 깊었던 만큼 성공도 컸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신을 실패한 PD라고 했지만 그가 크래프톤의 사운을 뒤바꾼 주인공에는 틀림 없다. 경영진 입장에서 테라만큼 300억 400억이 드는 게임이었다면 배그의 탄생은 없었다. 운명의 여신은 그를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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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는 우연찮게, 기적처럼 그렇게 탄생했다. 조금만 핀트가 엇나가더라도 지금의 배그는 없었다. 김창한 대표가 배틀로얄 장르에 눈뜨지 않았다면, 장병규 의장이 배틀로얄 원작자를 데리고 오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면, 스팀이 아닌 퍼블리셔를 통해 유통을 했다면 현재처럼 배그의 성공은 없었을 수 있다.

아울러 배틀그라운드라는 장르도, 개발 과정이나 출시 방식 모든 것이 국내에서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국내와 어울리지 않는 프로젝트였다.


◇ 2017년 3월 출시 3일만에 1,100만 달러 달성

게임와이가 기록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의 첫 모습은 스팀 얼리엑세스 출시 후 약 10일이 흐른 2017년 4월 3일이다. 전 세계 최대 게임 유통 채널인 ‘스팀’에 매우 이례적으로 국산 게임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국내 게이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배틀그라운드는 3월 24일 출시후 3일 만에 이미 매출 1,100만 달러(약 122억)를 달성했다. 스팀 유저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스팀 스탯(Steam stat)’에 따르면, 당시 ‘배틀그라운드’의 최대 접속자 수는 87,698명이었다.

1년 먼저 나온 109,723명으로 3위를 달성한 ‘하이즈(H1Z1: King of the hell)’보다 적은 수치였다. 하지만 이 수치는 나중에 300만까지 오른다.

배틀로얄 장르는 지난 2015년부터 서서히 유저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해, 당시 ‘하이즈’의 인기에 힘입어 PC 게임 시장을 지배하는 장르로 우뚝 섰다. ‘배틀그라운드’는 당시 배틀로얄 장르를 PC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킨 ‘하이즈’를 출시 직후 매서운 속도로 따라잡았다는 점에 모두 놀라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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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그 성공 뒤에는 브렌든 그린의 영입


출시 15일만인 4월 10일에는 스팀 얼리액세스로 100만장 판매 소식을 알렸다. 아울러 유사 장르 게임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하이즈(H1Z1)’보다 게임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빠른 속도로 ‘하이즈’를 뒤따라 잡은 것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게임의 안정화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다면 ‘하이즈’를 충분히 뛰어넘을 역량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그해 8월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의 한국 퍼블리싱 계약을 발표했다. 퍼블리셔가 카카오게임즈였던 것은 이유가 있다. 크래프톤은 숨이 다 해갈무렵 카카오게임즈로부터 100억 원을 지원받았다. 그렇게 시작된 두 회사의 의리는 '엘리온'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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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의 지원이 없었다면 현재의 배그는 없었을 수 있다

◇ 100만장에서 1,000만장...국정감사에서도 '배그 프라이팬' 등장

이후 배틀그라운드는 한국 최초 스팀 동접 1위, 판매량 1,000만장 돌파, 스팀 역대 동접 1위, 국내 PC방 점유율 1위 등의 기록을 세우며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2017년 당시 배그의 인기를 증명해주는 것이 국정감사에서 황금 프라이팬의 등장이다. 당시 해외 미디어 코타쿠(kotaku)는 한국 문화부의 정부감사 청문회에서 이동섭 의원이 게임스컴에서 개최된 PUBG Invitational tournament 트로피를 본뜬 '황금 프라이팬'을 꺼내 이 작품이 한국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언급했다.

당시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은 e스포츠 진흥책에 대한 질의를 하기 전 황금색 프라이팬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면서 "이것이 무엇인지 아느냐"며 "이 (국산) 게임이 대박을 계속 칠 수 있도록 문체부가 토양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인기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도 입증했다. 이 시상식에서는 14개 부문 21개 분야에서 총 24개의 상이 시상됐는데 당당히 대상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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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에 등장한 프라이팬

◇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시작

그리고 e스포츠도 시작됐다. 김창한 대표는 2017년 6월 당시 e스포츠를 '목표가 아닌 결과'로 봤다. 게임 자체에 더 몰입한다는 내용으로, 당시 목표는 자체적인 e스포츠를 열기보다는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e스포츠 대회를 우선 지원하는 것이었다.

이후 약 6개월 후인 11월 펍지는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진행된 총 상금 3억원 규모의 '카카오게임즈 2017 배틀그라운드 아시아 인비테이셔널 at Gstar(이하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을 성료한다. 이 대회는 아시아 7개국 20팀이 참가해 전세계 4천만명이 동시 시청하며 새로운 e스포츠 장르로써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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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그 e스포츠의 시작 '배틀그라운드 아시아 인비테이셔널'


같은 달 펍지는 중국 텐센트와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다. 당시 배틀그라운드는 스팀 판매량 2,100만 장, 동시 접속자 수 250만 명을 돌파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연일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2017년 12월 21일에는 배틀그라운드가 정식 출시됐다. 그 전인 18일에는 엑스박스원 판매량이 100장을 돌파하며 콘솔에서도 영향력을 떨쳤다.


◇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전의 등장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전이 등장한 것은 2018년 2월 무렵이다.

사전등록에서 1.6억 명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텐센트의 '배틀그라운드' IP 모바일게임 2종이 중국에 출시되어 돌풍을 일으킨 것.

9일 중국에서 출시된 '절지구생 자극전장(绝地求生-刺激战场)'과 '절지구생 전군출격(绝地求生-全军出击)'이 나란히 中 애플스토어 무료 순위 1, 2위를 독식했다.

자극전장은 라이트스피드 앤 퀀텀 스튜디오가, 전군출격은 티미스튜디오가 개발했는데 결국 남은 것은 '자극전장'이다. 그 해 3월 20일 자극전장을 기본으로 하는 글로벌 버전 배틀그라운드모바일(펍지 모바일)이 출시됐다. 이 작품은 글로벌 100개국에서 다운로드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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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전장과 전군출격


당시 배틀그라운드 짝퉁 게임도 많이 등장했는데 그 중 하나가 프리파이어다. 글로벌 시총 98위의 씨 그룹 사업부문 중의 하나인 가레나에서 출시한 게임으로, 모바일에 걸맞는 탈월한 게임성으로 모바일 게임 사용자를 사로잡으며 배틀그라운드와 경쟁 관계에 놓였다.

국내 버전은 5월 16일 오픈했다. 4월 25일부터 시작한 국내 사전등록자는 2주일여만에 200만 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출시 하루만에 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모바일 버전 덕분에 사용자수도 금새 늘었다. 같은 해 8월에는 스팀, 카카오, DMM, 메일러, 엑스박스원, 모바일을 합쳐 4억명을 돌파했으며, 월 2억 2700만 명이 배틀그라운드를 즐긴 것으로 확인됐다. 그해 12월에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단독으로 중국을 제외하고 2억명, DAU 3천만 명을 돌파했다.


◇ e스포츠 국내리그 KPL과 글로벌 리그의 탄생

펍지는 2018 4월 상반기 PUBG Korea League(이하 PKL)를 시작했다. 한국 지역 대회로 PKL 종료 후 각 팀이 획득한 포인트 합산 순위에 따라 상위 팀은 향후 글로벌 대회가 있을 시 우선 출전자격을 얻게 됐다.

아울러 선수의 대회 참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공인 프로팀 제도도 도입했다. 2018년 상반기에는 36개 팀이 공인 프로팀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공인 프로팀은 PKL 모든 Tour에 대한 출전권을 보장받았다.

4개월 후인 8월에는 4만달러 규모의 '트위치 라이벌스 대회'가 열렸다. 다른 곳도 아닌 트위치를 메인 플랫폼으로 지정한 것은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에 트위치도 한 몫했다는 개발진의 믿음 때문이었다.

이후 총 상금 1억1천만원 규모의 KT배 대회가 열렸고, LG 울트라기어 대회 등 배틀그라운드 대회를 후원하는 기업도 많아졌다.

글로벌 대회 소식은 2018년 11월에 나왔다. 펍지는 2019년 배그의 e스포츠 계획을 발표했는데 3개의 단계로 나눴다. 1단계는 3월 중순, 2단계는 5월초부터 6월 말, 3단계는 8월 중순 부터 10월 중순까지로 본 시즌은 한국, 북미, 중국, 유럽/중동/아프리카, 일본, 대만/홍콩/마카오, 동남아, 중남미, 오세아니아 9개 지역에서 펼쳐진다. 글로벌챔피언십의 총 상금은 200만 달러(약 23억 원) 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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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대회


2020년 계획은 변화가 있었다. 펍지 글로벌 시리즈(PUBG Global Series, 이하 PGS)’를 도입, 글로벌 규모와 권위를 가진 이스포츠 대회를 연 4회 개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PGS는 4월 독일 베를린을 시작으로 7월, 10월, 11월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리며, 각 대회마다 전 세계 32개 팀이 출전한다. 11월 개최되는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PUBG Global Championship, 이하 PGC)’이 PGS의 대미를 장식했다.

2020년 2월 발표한 모바일 대회는 별도 개최였다. 모바일 이용자를 위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 챌린지(PUBG Mobile Street Challenge, 이하 PMSC)’는 연간 총상금 약 1억 4천만원을 놓고 상·하반기 각 두 개 시즌씩 온라인으로 운영되며, 시즌별로 예선·본선·결승을 치른다. 이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종 선발된 1팀에게는 상금과 함께 글로벌 대회 진출권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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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대회 계획


하지만 코로나 19로 오프라인 대회 개최가 여의치 않게 되자 권역별 온라인 대회인 ‘펍지 콘티넨털 시리즈(PUBG Continental Series, PCS)’를 새롭게 도입했다.

이 방식은 2021년에도 계속된다. 펍지는 2020년 4회의 PCS를 진행하며 팬덤 확대 및 시청자 수 증대를 위한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 온라인 글로벌 대회의 기반을 성공적으로 다졌다. 이를 더욱 향상시킨 PCS4와 PCS5가 올해 6월에 진행했고, 9월에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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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대회



◇ 배틀그라운드 콘솔버전의 출시

배틀그라운드 콘솔 버전은 2018년 12월에 PS4가 최초로 출시됐다. 이와 동시에 설원 배경의 신규 맵 ‘비켄디(Vikendi)’를 7일 공개했다. 배틀그라운드 PS4 버전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PlayStation Store)와 공식 유통 채널을 통해 3만 2천원에 판매되며, 18세 이상(청소년이용불가)부터 플레이가 가능하다.

엑스박스원 버전은 2017년 12월 미리보기 형태로 출시됐고, 정식 출시는 2018년 9월 4일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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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버전 출시



◇ 김창한 대표, 크래프톤 본진으로....

2020년 6월에는 김창한 대표가 펍지가 아닌 크래프톤 대표로 취임했다. 배틀그라운드를 제작, 서비스하는 펍지의 대표에서 크래프톤 본진의 대표를 맡은 것인데, 취임식에서 김 대표는 크래프톤의 창업 비전인 ‘제작의 명가’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도전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 제작에 있어 ▲정량적 성공에 집착하지 않고 ‘명작’ 기준에 부합하는 게임 제작 ▲실패가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가치 있는 도전 ▲자율과 책임, 권한과 책임 사이의 균형,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작의 명가’라는 비전을 공유하는 공동체로서의 인식을 주문했다.

이어 김 대표는 창한 대표는 “크래프톤이 제2, 제3의 배틀그라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제작의 명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회사를 이끄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며, “’창의성(Creativity) 경영’을 통해 명작이 탄생할 수 있는 제작 환경을 조성하고, 인재 영입, 육성 등 다양한 지원을 제시해 ‘제작의 명가’라는 비전과 명성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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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한 대표



◇ 신규 타이틀의 발표와 '상장(IPO)'

크래프톤은 2021년 들어 신작을 발표한다.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와 인도 버전이다. 인도 버전은 인도에서 서비스하던 배틀그라운드의 서비스사 텐센트가 중국 기업이라 인도와의 마찰로 인해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개발이 시작됐다. 이미 서비스를 시작하여 매출 2위까이 올랐다.

아울러 원작의 배틀로얄 경험을 계승하고 심화한 모바일 게임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는 이미 미국에서 알파테스트를 거쳤으며 사전등록자 2천 만명을 확보한 상태다.

정교하고 현실감 있는 건플레이는 물론, 펍지의 기술력과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최첨단 렌더링 기술을 적용해 모바일의 한계를 뛰어넘는 수준의 그래픽을 구현했다는 것이 크래프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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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트


상장 계획도 발표했다. 공모가는 40만원 이상으로 바로 이전 기존 주식을 1/5로 쪼갠만큼 시총이 급격하게 늘었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크래프톤의 시총은 25조로 업계 1위다.

뉴스테이트라는 신작과 인도 버전의 출시 등 다양한 모멘텀으로 상장 이후 크래프톤이 어떤 변화와 성상제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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