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픽셀의 신작 게임 ‘그랑사가’는 그랑나이츠를 꿈꾸던 소년 라스를 중심으로 한 기사단이 의문의 기사에게 쫒기는 소녀를 만나며 시작되는 사건을 시작으로 경험하게 되는 장대한 모험 이야기를 다룬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다.
이 게임은 인기 모바일 RPG ‘세븐나이츠’를 제작했던 주요 개발진들이 참여한 게임답게 모험을 통한 성장과 다양한 전투 시스템, 수집을 통한 다양한 전술요소 등을 갖추고 있어 지금까지 나왔던 비슷한 부류의 게임들의 특장점을 한데 모아 보다 개선시킨 형태로 구성되었다. 최초 공개되었던 2019년 가을 이후 꾸준히 공개된 정보를 통해 유저들은 ‘그랑사가’를 기대작 중 하나로 꼽아 왔던 만큼 출시 직후 빠르게 랭크 상위에 이름을 올리며 첫 주말 동안 순항 중이다.
‘그랑사가’의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바로 게임 진행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수집 요소라 할 수 있다. 이 게임에서 유저는 장구류는 물론 공격과 스킬에 해당하는 그랑웨폰, 그리고 플레이 중 지속적으로 각 캐릭터에 영향을 끼치는 패시브 스킬까지 수집을 통해 장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등장 캐릭터는 6명으로 구성된 기사단 멤버가 고정되어 있는데, 이는 스토리 전개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게임의 진행 방식 때문으로 보인다.
즉 기존의 수집형 게임들이 저마다 특징적인 스킬과 공격법을 가진 ‘캐릭터’를 뽑는 형태였다면, ‘그랑사가’는 캐릭터를 고정하고 캐릭터가 사용하는 스킬에 변화를 주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그나마 각 캐릭터의 특성에 해당하는 성질 자체는 고정되어 있고 사용하는 그랑웨폰의 대상과 특성 역시 정해져 있어 역시 사람을 바꿔가며 사용할 수 없도록 어느 정도는 제약을 두어 기회의 수를 지나치게 확장하는 것은 막고 있다.
그러나 전투에 나설 수 있는 인원은 최대 3명이기에 적당한 인선이 필요한데, 아무래도 공격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그랑웨폰과 아티팩트에 따라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특성을 고려한 선정도 가능하지만 위의 두 가지 조건이 진행 동안 갖춰지지 않는다면 한계가 보다 빠르게 다가온다.


▲ 스킬과 전투력에 큰 영향을 끼치는 그랑웨폰
게임의 각종 전투 모드는 스토리의 진행에 따라 순차적으로 오픈되며 현재까지 공개된 모든 콘텐츠를 모두 즐기기 위해서는 메인 스토리 4장을 마무리해야 한다. 게다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처음으로 공격력 등의 허들이 느껴져 성장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4장 후반부이기 때문에 4장까지 실질적인 튜토리얼이고 그 이후가 본격적으로 모든 콘텐츠를 활용한 ‘총력전’이 진행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배틀모드로 묶여있는 전투 관련 콘텐츠는 초반에는 특정 몬스터를 반복해서 잡는 왕국 몬스터나 앞서 진행된 보스전을 반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 PvP 등 다양한 방식이 하나씩 추가되며, 더 좋은 장비를 얻기 위한 던전 탐색 모드인 무한의 서고가 마지막에 오픈된다. 각 모드의 보상은 캐릭터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되며, 필요에 따라서는 반복 플레이 역시 필요하다.
이야기의 진행은 기존의 MMORPG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유저가 선택한 캐릭터가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진행하는 대신 6명의 기사단원들이 함께 모험을 통해 겪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상황에 따른 전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각각의 캐릭터에 대해서는 그랑웨폰의 성장 단계를 통해 오픈되는 이야기와 캐릭터와 유저간의 호감도에 따라 오픈되는 시나리오 정도로만 만나볼 수 있다.
대신 필드에서 다른 유저들과 함께 파티를 맺어 필드 사냥을 진행하는 등 접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서로 협력을 할 수 있고 배틀모드의 섬멸전을 통해서도 함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처럼 ‘그랑사가’는 MMORPG를 표방하면서도 다른 형태와의 조화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자 했다.

▲ 상황에 맞춰 캐릭터를 선택하며 진행할 수도 있다

▲ 배틀모드의 각 모드들은 성장에 큰 영향을 준다
이 외에도 최근 모바일 MMORPG들이 많이 택하고 있는 PC 버전의 동시 서비스 역시 앞서 약속한 대로 서비스 출시 시점에서 함께 시작했으며, 모바일기기의 작은 화면과 기기마다 서로 다른 성능에 구애받지 않고 PC 모니터의 큰 화면을 통해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게임을 구현한 것에 그치지 않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키배치 역시 꼼꼼하게 해 PC RPG를 즐기는 기분으로도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쉬운 부분이라고 한다면 게임 출시 전 단계에서 보여진 것들 중 일정 부분이 기존에 존재했던 게임들의 부분들과 유사성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물론 게임의 서비스가 시작되며 이런 부분에 대한 논란은 줄어들고 있지만 유명 개발자들이 선보이는 신작 게임의 오리지널리티가 의심을 받는다는 점은 게임의 특성과 주요 고객층, 그리고 완성도를 고려했을 때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수년의 기다림 끝에 유저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랑사가’는 이제 그 이름에 걸맞는 웅장한 모험의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지금까지 모바일 RPG들이 보여준 다양한 요소들을 한데 모아 독특한 형태로 구성했으며, 매력적인 캐릭터와 아름다운 음악, 그리고 언리얼 엔진 4 기반의 아름다운 그래픽이 더해지며 유저들로부터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고 성공적인 첫 주를 보내고 있다.
과연 엔픽셀은 ‘그랑사가’를 통해 꾸준함까지 보여주며 유저들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부정적인 시선까지도 긍정적으로 가져와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이는 오직 엔픽셀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유저들은 게임 속의 모험과 함께 엔픽셀이 보여줄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여정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