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처’ 시리즈를 통해 CDPR은 세계 최고 수준의 개발사로 인정 받았다. 특히 게임을 잘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사용자와 소통하며 게임을 개선해나가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위처 3’의 성공 이후 공개했던 ‘사이버펑크 2077’은 출시 전까지 굉장한 기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사이버펑크 2077’은 계속해서 출시가 연기되어 왔고, 첫 공개 이후 8년이나 지나서야 출시됐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플레이어의 분신이 될 아바타를 만들어야 한다. 남녀 캐릭터의 외모를 결정한 후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다. 아바타를 만든 후에는 3가지의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CDPR의 명성을 생각하면 어떤 직업이냐에 따라 게임에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초반부만 다르고 메인 스토리는 거의 차이가 없다. 이후에는 범죄가 난무하는 나이트 시티에서 V가 되어 여러 의뢰를 받고, 이를 처리하면서 게임을 진행하면 된다.
▲ 어떤 직업을 고를까? 너무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듯
▲ 사이버펑크 2077도 결국은 오픈월드 게임이다
오픈월드 게임이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즐겨왔던 게임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스토리를 진행해 나가고, 또 수많은 사이드 퀘스트를 플레이하며 나이트 시티를 보다 깊숙하게 탐험할 수 있다. 그러나 오픈 월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상호작용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거대하고 멋지게 표현된 도시에 비해 NPC들은 그냥 인형 같은 느낌만 준다. 이러한 부분은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미션을 완료하거나 적을 처치하면 경험치를 얻고, 이를 통해 레벨 업을 하고, 이후 스킬 트리를 통해 플레이어를 강화할 수 있다. 캐릭터는 신체, 반사신경, 테크 능력, 지능, 냉정 등 크게 5개의 특성을 갖고 있다. 퀘스트는 현상금이나 사건조사, 소탕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고, 플레이어가 미션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특정 지역을 가면 자동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각 퀘스트 진행은 전투만이 아니라 잠입이나 대화, 해킹 등을 통해 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서브 퀘스트도 매력적이지만 이는 게임 초반에만 그렇고 중반부 정도가 되면 조금씩 단순해진다. 그래도 성우 더빙 덕분에 감정 이입이 더 생생하게 전달되며, 다양한 소재와 심지어 코믹한 요소 등을 통해 플레이어를 몰입하게 만든다. 수준 높은 더빙 덕분에 정신 없는 게임 플레이 도중에 자막을 읽지 않아도 되는 것이 얼마나 편리한지 알 수 있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선택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선택은 스토리에 영향을 주고 최종적으로는 엔딩도 달라진다. 크게 구분하면 4개 정도의 엔딩으로 나눌 수 있다. 메인 스토리는 약 25-30시간 분량이고, 사이드 퀘스트까지 플레이하려면 100시간 이상은 충분히 즐길 수 있다.
▲ 우리랑 한번 해보자는거야?
▲ 근미래적인 분위기가 멋지게 표현됐다
전투는 아쉽게도 1인칭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총을 쏠 때의 느낌이 그다지 좋지 않다. 총기 반동은 심하지만 정작 타격감은 좋지는 않다. CDPR이 슈팅 게임을 제작한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투는 여러 총기와 칼, 둔기 등 다양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고, 총기류에 비해 근접전은 좀더 타격감이 있다. 또한 CCTV 등을 해킹해서 내부 구조를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고, 해킹을 통해 오작동을 일으켜 상대방의 시선을 돌리고, 몰래 다가가 암살할 수도 있다. 전자레인지를 가열하여 터트린다거나 로봇을 해킹해서 조종하는 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각종 인터페이스는 그다지 세련되지도 않았고, 상당히 불편하다. 특히 PC 기반으로 설계한 것 같아 게임기에서는 더더욱 불편하다. 여러 창이 동시에 열려 어떠한 것을 먼저 닫아야 하는지 모를 때도 있고, 각종 정보를 확인하는 것도 편리하게 설계되어 있지 않다. 인터페이스는 향후 업데이트에서 수정이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
▲ 전투는 생각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 CDPR 게임답게 다양한 선택지가 등장한다
게임 플레이는 재미있다.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멋진 연출, 그리고 사이버펑크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래픽과 세계관. 하지만 이 게임은 잘 알려진 것처럼 아직은 최적화 문제와 수많은 버그들이 존재한다. CDPR도 계속해서 업데이트하고 있고, 론칭 당시보다 좀더 안정적이긴 하다. 그래도 1.06 버전 역시 게임 도중 튕기는 현상은 발생한다. 최적화 역시 아직 부족하다. 이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 4 수준의 성능에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했고, 이 게임을 공개했을 당시에는 플레이스테이션 4가 출시되지도 않았다. CDPR은 플레이스테이션 4에서도 쾌적하게 플레이 가능하도록 최적화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물론 디버깅 작업과 오픈월드 게임이지만 너무나 부족한 상호작용 등 아직도 이 게임에는 채워야 할 것이 많다.
‘위처 3’도 사실 게임기로의 첫 스타트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버그도 있었고 최적화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완성도가 점점 높아졌고, 그래서 사용자들은 커다란 찬사를 보냈다. 이 게임에 쏟아진 비난은 이 게임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 것이다. CDPR은 1월, 2월의 업데이트를 통해 많은 부분을 해결하겠다고 했으니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잠시 미뤄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사이버펑크 2077’은 게임 자체의 재미는 뛰어나지만 심각한 버그와 최적화 가 가장 심각한 문제다. 그리고 오픈월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텅 빈 상호작용 요소 같은 부분들이 사용자들을 실망시키게 하는 요소다. 이러한 부분들이 해결되어야 ‘사이버펑크 2077’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 잘 알려진 것처럼 키아누 리브스가 등장한다!
▲ 앞으로 사용자들에게 더 신경을 써주기를!
사이버펑크 영화의 걸작이자 대표작인 ‘블레이드 러너’ 역시 1982년 개봉 당시에는 악평과 함께 상업적으로도 실패했다. 하지만 리들리 스콧 감독은은 수많은 버전을 통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고, 시간이 흐르면서 걸작으로 재평가 받고 있다. 그래서 ‘블레이드 러너’는 많은 버전이 존재하는 영화로도 유명하다. 물론 ‘사이버펑크 2077’은 ‘블레이드 러너’와는 다른 문제지만 좀더 시간이 지난 후에는 재평가되는 게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