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비릭스가 19일부터 공모주 청약에 들어간다. 약 5년 전인가, 게임 업계 간부였던 한 지인은 모비릭스를 칭찬하느라 입이 마를 정도였다. 유저풀(User Pool)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당시로 봐서는 미니게임이고, 지금으로 봐서는 '하이퍼캐주얼'이라고 불리는 장르인데, 오목이나 장기와 같은 보드게임에 캐주얼의 극치를 이루는 게임을 서비스하고 인앱 결제 대신 광고 수익으로 살아가는 회사였다. 인앱 결제 게임이 대부분인데 유저 풀이 적었던 그 회사 입장에서는 모비릭스의 많은 유저 풀이 부러웠나 보다. 그리고 당시에는 그의 의견에 동조했다. 시장(유저풀)만 있으면 무엇이든 팔 수 있고, 시장 자체는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 모비릭스는 무럭무럭 성장해서 상장을 앞두고 있다. 2019년 매출은 300억원대. 2020년에는 400억
대도 가능해 보인다.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모비릭스의 월평균 신규 이용자수는 2100만명에 DAU는 700만
명 이상이다.
이 유저풀이면 뭐든 다 될 것 같아서 투자를 해도 될 것 같지만 위험 요소도 존재한다. 우선 코로나19 상황에서 게임 사업이 흥했지만 백신 개발로 인해
팬데믹이 종료되면 다시 게임사의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
모비릭스는 투자 설명서에서 ▲모바일 게임 시장 성장성 정체 위험 ▲모바일 광고 시장 성장성 정체 위험 ▲시장 내 경쟁심화 위험 ▲마켓/광고플랫폼 위험 ▲게임
흥행 실패 위험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위험 ▲지적재산권
관련 위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위험 게임 ▲규제 관련 위험
등을 투자 위험 요소로 꼽았다.
게임사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위험이지만 모비릭스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경쟁사다. 하이퍼캐주얼게임 장르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 모비릭스는 2018년 글로벌 다운로드 기준 퍼블리셔 랭킹 10위에 딱 한번 들었지만
2019년과 2020년 3분기말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카카오게임즈와 비교를 해봤다. 발행주식이나 매출이 약 10배 차이가 난다. 장외주식 가격은 약 2-3배 정도 차이가 난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규모다. 매출이나 시총 면에서 한참 차이가 나는 것인데, 규모가 크지 않을
경우 세력들에게 휘둘리기 쉽다.
장외주식 가격이나 공모가 14000~18000원은 베스파(17400)나 넷게임즈(13950), 넥슨지티(13950)와 비슷한 수준이다. 베스파는 년 단위로 보면 최고 37,500까지 상승했다가 작년에는 4, 330원까지 하락한 바 있다. 격차가 크다. 넥슨지티도 상장 초기에 비하면 말도 안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넷게임즈 역시 최근에는 V4 덕분에 잘 나가지만
상장 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지는 않았다.
반면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는 약 20년간 두 번 정도의 굴곡은 있었지만
꾸준한 우상향 그래프를 보여주고 있다. 똑 부러지는 게임 '리니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모비릭스도 벽돌깨기(Bricks Breaker Quest) 게임이 2019년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리니지M 비슷한 매출 비중을 보이지만 결이 다르다. 벽돌깨기 게임은 비슷한 게임이 차고 넘친다. 엔씨가 키는 작아도 단단한 다윗이라면 모비릭스는 키큰 '멀대' 같다. 키는 크지만 야물지 못하다는 뜻이다. 모비릭스에게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카카오게임즈처럼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하여 수많은 유저풀에 매출 증대의 핵심인 MMORPG를 더하든, 부두처럼 하이퍼캐주얼 장르 탑이 되든 지금까지 가져왔던 '꾸준함'에 '혁신'을 더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