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앝은 인맥이긴하지만 주변의 80%가 타입문 팬들이었던 탓에 기자 또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타입문의 세계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아마도 페이트 그랜드 오더(이하 페그오)에 빠져드는 것은 약속된 수순이었을 것이다.
유저의 입장에서도 초기에는 불편한 시스템과 함께 언어의 장벽이 만리장성마냥 높았지만 '페그오'는 기자를 비롯한 전세계 타입문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선물같은 게임이었다. 일본 페그오를 즐기던 중 드디어 2017년 넷마블에서 페그오를 서비스한다는 소식에 사용자들의 기대와 불안이 회오리쳤지만 결론적으로 한국 페그오는 3년동안 유저들의 팬심 하나로 인기를 이어갔다. 아니 이어가고 있었다.
그야말로 활화산처럼 터져버린 '스타트대시 중단 사태'를 바라보는 기자의 생각은 '언젠가 터질 폭탄'이었다고 생각된다. 한국 사용자들의 마음 속에는 언젠가부터 일본 페그오보다 빈약한 배포 성정석(유료 재화)과 무려 2년이라는 콘텐츠 업데이트의 차이 등을 통해 반쪽짜리 게임을 한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여기에 테스트 계정 때문에 발생한 '피의 폭주' 사건, 수많은 오역과 버그 사건에도 유저들과 긴밀한 소통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의 분노를 적립했다고 생각된다. 이현숙 전 넷마블 사업본부장의 "타입문 팬덤은 강력합니다. 팬들의 목소리를 무시해서는 잘 될 수 없는 타이틀입니다"라는 발언이 무색해질 정도다.
여기에 사용자들을 진정시키는 수단인 '사과문'이 사건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사용자들도 일단 터져버린 사건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있다. 지금 중요한 건 그 일을 어떻게 대처하냐는 것이다. 하지만 넷마블의 지금까지의 대처는 성공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사과문에 쓰여진 '노력'과 일반적인 통보보다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경위와 원인, 해결책, 그리고 앞으로에 대한 긴밀한 소통이다. 이것이 부족했기에 사용자들은 트럭 시위까지 나선 것이리라.
이번 일을 함께 이야기했던 사용자는 이렇게 말했다. "제발 어떤 게임이라도 사용자들이 알고싶어 하는 것을 답해달라"라고...
트럭 시위처럼 소통 부족에 대한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집단 행동은 비단 페그오나 넷마블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우연히 첫 번째 사례가 됐을 뿐이다. 사용자들은 그 게임에 담긴 애정을 통해 게임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개발사나 퍼블리셔가 이를 귀담아 듣지않고 사용자에 대한 배려와 소통이 부족하다면 제 2의 트럭은 시동을 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