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어벤저스 엔드게임에’서 최종 보스인 '타노스'는 악당임에도 시청자들이 반할만한 웅장한 모습과 파워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훌륭한 악당을 탄생시킨 것은 수십년에 걸친 마블의 세계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블의 세계관을 '유니버스'라고 부른다.
이른 바 '마블 유니버스(Marvel
Universe)'라는 것인데, 다양한 캐릭터들이 각 스토리에서 존재하고 있다가, 그 영역의 경계를 허물면서 만들어진 거대한 하나의 세계관을 말한다. ‘아이언맨’, ‘캡틴아메리카’, ‘토르’, ‘헐크’의 세계관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만화책에서 영화로, 게임으로 미디어의 영역을 넓히면서도 이 세계관은 변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스토리가 약한 국내 게임사들이 부러울 만한 세계관이었다. 국내에서도
세계관을 확대하는 '유니버스' 세계관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다. 웹툰이 그렇다. 와이랩은 '테러남', '부활남', '아일랜드' 등
각기 다른 개성의 웹툰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묶은 '슈퍼스트링 유니버스'를
탄생시켰다.
넥슨도 자사 타이틀 중 하나인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에서 이런 시도를 하는 중이다. ‘던파’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다양한 신작을 보이면서 '던파 유니버스' 세계관을
완성시키겠다는 것. 넥슨은 26일 온라인 던파 사용자 행사인 '던파 유니버스 페스티벌 파트2'를 통해 '던전앤파이터'의 멀티버스(다중
우주) 세계관 토대의 신작을 발표했다.
이 행사에서 넥슨은 여러 선택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도달할 수 있는 다양한 세계가 존재한다는 ‘던파’의 평행 세계 이론을 기반으로, 새로운 공간과 가정에서 전개되는 ‘던파’의 신규 IP ‘프로젝트BBQ’,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미공개 신작 ‘DNF Duel(던전앤파이터
듀얼)’을 최초로 공개했다.
세계관의 확장은 PC 오리지널 작품
'던전앤파이터'에서 먼저 이루어진다. 아라드
대륙에서 가장 큰 멸망의 위협을 가했던 열한 번째 사도인 '오즈마'의
부활이다. 완전한 부활을 맞이한 ‘오즈마’는 2021년 상반기 중 12인
레이드로 선보일 예정이다.
▲오즈마레이드 티징 영상
오리지널 세계관을 확장시킬 ‘던파’
신작은 PC온라인게임 '프로젝트BBQ'와 '던전앤파이터모바일', '던전앤파이터
듀얼(DNF Duel)'의 3종이다. PC와 모바일이 각각 1종씩이고,
마지막 작품은 크로스 플랫폼이 가능성이 있다.
PC온라인게임 ‘프로젝트BBQ’는 원작과 다른 차원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이야기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사라졌던 폭룡왕 바칼이 생존했을 가능성을 제시하며,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될 것임을 암시했다. 또 넥슨의 또 다른 PC게임 '사이퍼즈'의 드루퍼와 같은 평행 세계의 인물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던파'와 '사이퍼즈'에 캐릭터를
공유했듯이 ‘프로젝트BBQ’에서도 다른 게임의 평행 세계
인물이 등장할 것임을 보여줬다. 아울러 방패를 들고 있는 ‘팬텀
가드’로 소개된 새로운 캐릭터가 함께 비춰져, 기존 세계관에
등장하는 캐릭터 외에도 ‘프로젝트BBQ’만의 시그니처 캐릭터가
등장할 것임을 예고했다.
▲프로젝트BBQ
‘프로젝트BBQ’가 스토리
부분에서 차별적인 요소를 암시했다면, ‘던파 모바일’은 PC ‘던파’의 기존 스토리 흐름은 따라가면서 동일한 사건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형태로 전개된다. 신규영상에서는 ‘베히모스’가 ‘그란플로리스’ 마을로
추락하고, ‘로터스’가 살아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또한, ‘세리아’의 구출
순간부터 1대1 PvP ‘등급전’과 2대2 PvP ‘주점난투’, 고대던전 ‘왕의 유적’과 ‘비명굴’, ‘빌마르크 제국 실험장’,
유적지 쟁탈전, 로터스 레이드까지 주요 콘텐츠의 플레이 화면을 확인할 수 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마지막 ‘던전앤파이터 듀얼’은
첫 공개여서 세계관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확실한 것은 ‘던파’ 캐릭터로 ‘버추어파이터’나 ‘철권’과 같은 대전
격투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 공동 개발사인 아크시스템웍스는 ‘길티기어’ 시리즈와 ‘그랑블루’ 등
대전격투 액션게임으로 잘 알려진 일본 개발사로, ‘던파’만의
호쾌한 액션 쾌감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공개왼 영상에서는 ‘귀검사(남)’과 ‘격투가(여)’ ‘격투가(남)’, ‘거너(남)’ 등의
캐릭터가 등장해 대전을 펼치는 장면이 공개됐다.
▲던전앤파이터
듀얼
‘던전앤파이터’의 유니버스
세계관은 애니메이션으로도 이어진다. 넥슨은 1월부터 케이블TV 채널 ‘애니맥스’를
통해 총 13부작으로 애니메이션 ‘던전앤파이터: 역전의 바퀴’를 방송한다. ‘귀검사(남)’, ‘프리스트(여)’, ‘마창사’, ‘시란’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과거의 ‘아라드’로 시간 여행을 한 주인공이 전설의 영웅들을 만나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헐크는 헐크대로, 아이언맨은 아이언맨대로 색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승승장구 중인 마블 유니버스 세계관. 하지만 여러 캐릭터가 동시에 등장하는 게임 속에서 이러한 유니버스
세계관을 구현하기란 쉽지 않다. 앞서 언급한대로 ‘사이퍼즈’와 같이 넥슨의 또 다른 게임에서 캐릭터를 가져오지 않는 한 말이다.
이번 발표에서 오리지널 넘버링 타이틀 ‘던파2’는 없었다. 우선은 온라인게임 신작과 모바일게임, 그리고 전혀 다른 장르인 대전 격투게임 등으로 플랫폼과 장르 확장을 통해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며 세계관을 확장 중인 던전앤파이터. 과연 어떤 스토리로 이 세계관을 확립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