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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나라:연' CBT 앞두고 PC게임 '바람의나라' 해보니...

[ 등록일시 : 2019-08-19 15:37:25 ]

넥슨의 모바일게임 '바람의나라:연'의 21일 CBT를 앞두고, PC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를 즐긴다. 오래전 케케묵은 일기장을 뒤지는  기분이다. 이십 몇년 만에 즐기는 바람의나라는 어떤 느낌일까? 번쩍번쩍한 3D를 넘어 4D까지 나오는 현 시점에서 도스 시절의 게임을 다시 즐긴다면 어떤 느낌일지 정말 궁금했다. 
 

1996년 4월 4일 바람의나라 유료서비스 시작 당시의 기사를 보면 2월 천리안 매직콜을 통해 시범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날부터 분당 25원으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개발비는 2년간 6억원이 들어간 국내 최초의 2차원 그래픽 머드게임이라고 되어 있다. 단군의땅, 쥬라기공원 등 머드, 머그게임이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등의 PC통신을 통해 서비스되던 당시가 회상된다. 

설치를 위해 넥슨 바람의나라 공식 홈페이지 다운로드 코너에 가니 권장사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CPU가 인텔 펜티엄4 4.6GHz다. 사운드블래스트라는 사운드카드 브랜드 하나에도 추억이 돋는다. 1996년 그때쯤이면 385, 486 정도의 PC 사양이 맞긴 맞지만, 하드디스크 1.5GB 이상, 램1GB 이상 등은 아무래도 당시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수치다. 2005년만 해도 권장사양이 RAM 64MB였으니, 엄청난 차이다. 




 

◇ 바람의나라1996버전에 담긴 의미...그리고 현재

자료실에는 두 가지 버전이 눈에 띈다. 정식버전과 바람의나라 1996버전인데, 이것이 몇년 전 얘기되던 그 복원판이다. 1996년 당시의 클라이언트라는 얘기인데, 받고보니 3MB다. 설치하고 보니 20MB로 늘어난다. 당시만 해도 1.4MB 플로피디스크 3~4장에 들어간 PC 패키지게임이 많았으니, 얼추 용량은 그 시절 그대로다. 그 어떤 온라인 게임도 최초 서비스 당시의 클라이언트를 복원한 예가 없기에 이것이 더욱 의미있게 평가받는다. 

실행을 하니 그 유명한 바람의 나라 시작 화면이 뜬다. 1996버전은 계정 생성이 안된다. 99레벨 캐릭터 중에서 선택해서 진행하도록 만들어놨다. 집 안 이불 속에서 깨어난 주인공의 모습을 보는 순간, 정말 오래전 게임을 마주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 정도면 요즘 중고등학생도 만들겠다 싶을 정도의 그래픽 수준이다. 하지만 그뿐, 집밖으로 나가서 조금 돌아다니는가 싶더니 별 다른 오류 메시지 없이, 화면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부팅을 하고 다시 시작해도 마찬가지. 1996버전을 통한 과거 회상은 여기까지 인가보다. 

메인화면에 나와 있는 내용을 읽어보니 '반가움' 그 자체다. 우선 만든사람들. 서버개발을 송재경, 이승, 김학, 김정주, 한승훈, 정상원, 서민, 배정현이 만들었다고 나와 있다. NXC 김정주 대표의 이름도 있고, 넥슨 정상원 부사장, 넥슨 서민 전 대표의 이름도 들어 있다. 달빛조각사를 만들고 있고, 리니지의 아버지로 불리는 송재경은 서버 개발과 클라이언트 개발에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송재경이 거의 모든 것을 주도했다'는 김정주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또 카트라이더를 개발한 로두마니 정영석 본부장도 바람의나라 그래픽 파트에 이름을 올렸고, 그림 좀 그렸다는 박원용씨는 그래픽 담당 최선두에 나와 있다. 홍보에는 네오위즈 창업자인 나성균 대표의 이름도 보인다. 

게임 배경도 신선하다. 바람의나라는 고구려 3대왕인 '무휼'이 북부여 및 낙랑과 싸우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배경이야기에는 고구려 왕자 무휼과 북부여 공주 연의 애틋한 사랑, 무휼의 아들 왕자 호동과 낙랑국 공주의 비극적 사랑. 하늘에 목숨을 맡긴 괴유 대장군과 무휼의 누나 세류가 겪는 이룰 수 없는 사랑 등 아름답고 지극한 사랑의 이야기가 나오며 만주벌판을 휘젓는 우리 선조들의 씩씩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나와 있다. 나름 토종 만화 IP를 사용해서 우리의 이야기를 게임 속에 구현하려 했던 것 자체가 의미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곧 CBT가 시작될 모바일게임 '바람의나라:연'의 제목도 북부여 공주의 이름에서 따 왔을 것이라는 추측도 하게 된다. 


◇ 아직도 왕성한 커뮤니티가 이루어지고 있는 정식버전

정식 버전을 설치하니 클라이언트 용량이 2GB 정도다. 1996년 3MB가 2019년 2GB가 되었으니 거의 1천배에 맞먹는 발전이 20여년간 이루어진 셈이다. 전체 화면으로 진행하니 그래픽이 깨지는 듯한느낌이 들었고, 창모드로 실행하니 글자가 또렷하고 할만하다. 첫 장면은 예언의 무녀가 플레이어도 성년이 되었으니 세상에 나가라고 하는 장면이다. 성년식에는 역시 술이 아니던가? 선물로 주는 '명주'를 마시과 전투도 경험한다. 

잠을 깬 곳은 동부여 사냥 명인의 집. 한참 돌아다니다보면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를 외치게 되니 잘 봐두어야 할 곳이다. 최근 많이 플레이해서 익숙한 모바일게임의 액션 RPG나 MMORPG와는 전혀 딴판이라 이곳저곳 돌아다니다보니 길을 잃어버렸다. 알고보니 엉뚱한 도시에 가서 헤메고 있었던 것. 게임도 실수가 있어야 재미있는 법. 자동이 난무하는 요즘에는 느낄 수 없는 감성이다. 도저히 퀘스트 장소를 알 수가 없어 계정을 새로 만들어 다시 접속, 시키는대로 퀘스트를 하나씩 완료해 나가니 재미가 붙는다. 닭도 잡고, 돼지도 잡고, 말도 타고, 동굴 깊숙한 곳에 들어가 왕구렁이와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하기도 했다. 서낭당 할머니에게 가서는 감사하게 살라는 말을 포함, 다짐에 다짐을 더해 다시금 살아났다. 

다시 이것저것 마을을 돌아보니 재미가 있다. 그중에서도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은 분명 유저들일 터, 아직도 바람의나라를 즐기는 유저가 저렇게 많은가 생각을 들 정도로 그수가 생각 이상으로 많다. 유저보기 메뉴도 있다. 게임 내 정보지만, 이렇게 모든 것이 다 노출되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직업별로 유저들을 일일히 다 표현해 두고 있다. 일일히 확인하면서 귓말도 보내고 친구도 등록할 수 있으니 색다른 재미가 있다. 

메뉴를 살펴보면 생각 이상으로 많고, 치밀하다. 물론 2D 그래픽이라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었겠지만, 레이드, 거래, 강화, 생산기술,칭호, 신수 등등 있을 것은 다 있다. 가장 오래된 온라인게임인 만큼 많은 부분에서 현 모바일, 온라인 MMORPG 콘텐츠의 시초가 되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한편 요즘 게임들이 참고하지 못한 독특한 요소도 보인다. 요즘 같으면 공식카페를 통해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겠지만 아이템 사고팝니다 게시판이 게임 내에서 별도 창으로 따로 띄울 수 있어 이채롭다. 또, 한달동안 진행되는 이벤트를 일목요연하게 달력 형태로 보여주는 이벤트 일정도 요즘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형태다. 형태도 형태지만 그만큼 이벤트를 많이 한다는 얘기가 된다. 

 

 

가장 오래된 게임이기에 자신만의 색채를 잃지 않고 그대로 발전시켜 온 것이 현 바람의나라의 강점일 터. 잠깐 경험해 봤을 뿐인데,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이유가 명확해진다. 바람의나라 IP를 활용하여 만들어지고 있는 '바람의나라:연', 모바일도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직접 조작해본 결과 살짝 다른 느낌이다. 모바일과 PC가 주는 차이점이 분명 있다. 조작감은 훨씬 낫다. 작은 화면의 환경에서 2D지만 20년 이상의 노하우를 담은 PC게임의 콘텐츠를 얼마나 잘 소화해냈을지, 곧 CBT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기대해도 좋을 올해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인 '바람의나라:연'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재덕 기자 | game@game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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