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은 PC 온라인 게임 초기부터 ‘바람의 나라’, ‘퀴즈 퀴즈’를 시작으로 ‘크레이지 아케이드’, ‘카트라이더’ 등 수많은 히트작을 꾸준하게 탄생시켜 왔다. 하지만 국내 게임 시장이 PC에서 모바일로 메인 플랫폼이 이동한 후에는 좀처럼 성공작을 내지 못했다. 모바일용으로 많은 게임을 출시했지만 대부분은 성공하지 못하고 유저들에게 잊혀졌다.트랜드를 읽지 못했거나 운이 없었다.
하지만 2020년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모바일에서 완전히 부활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 5월, 시가총액 20조원을 돌파했고 지난 16일에는 30조원을 돌파했다.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기업 중 50위로, 게임 회사로서는 닌텐도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국내 게임 관련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1위인 엔씨소프트(19조원)와도 크게 격차를 벌렸고, 국내 주요 IT 기업과 비교를 해도 네이버(47조원), 카카오(33조원)에 이은 3번째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게임만으로는 국내 최고의 시가총액을 가진 회사가 된 것이다.
▲ 넥슨의 모바일 게임 성공을 알린 V4
그 동안 넥슨을 이끌어온 게임은 여러 타이틀이 있다. ‘던전 앤 파이터’는 여전히 넥슨 최고의 효자 상품이지만 한편으로는 ‘던전 앤 파이터’를 빼면 최근에는 성공한 게임이 거의 없다는 평을 받아왔다. 특히 대세가 된 모바일 게임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이는 넥슨의 가장 아픈 손가락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은 구글 매출 탑 10 안에 3개의 넥슨 게임이 올라와 있으며 전체 매출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기업이 됐다.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7관왕을 휩쓸며 게임성도 인정받았다. ‘V4’는 대상, 그래픽, 사운드, 우수개발자 등 4개 분야에서 수상했고, 스타트업기업, e스포츠 발전상, 국내 인기게임상을 수상해 총 7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작년 11월, 출시한 모바일 MMORPG인 ‘V4’는 신규 IP임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국내 앱스토어에서 매출 상위권에 랭크됐다. 최근에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전망을 밝히고 있다.
올 5월에는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가 대성공을 거뒀다. 과거 PC 온라인 시절 국민 게임으로 군림했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인기가 하락했는데, 모바일에서 크게 성공한 것이다. 모바일 게임이지만 과거 PC 게임 보다 더 좋은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으며 4-5년된 구형 스마트폰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하다. 사양이 낮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어린이들도 플레이할 수 있어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 결과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00여일만에 글로벌 사용자 2,000만명을 돌파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는 구글 플레이 2020 올해를 빛낸 앱, 게임에서도 올해의 베스트 게임으로 선정됐다. 여기에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에서도 ‘2020 올해를 빛낸 캐주얼 게임’에 선정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에서 캐주얼, 레이싱 게임은 비주류 장르였지만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는 10대부터 전 연령층이 즐기는 등 대표 캐주얼 게임이 됐다.
▲ 카트라이더는 또 다시 국민 게임이 됐다
‘카트라이더’는 콘솔 게임기로도 진출한다. 이미 넥슨은 엑스박스 원과 PC로 개발 중이며, 2021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엑스박스 원은 주로 성인 타겟층의 게임이 많은 게임기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출시되면 어린이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엑스박스 원의 사용자 층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카트라이더’의 공식 후속작으로 15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만큼, 그리고 언리얼 4 엔진으로 개발 중이기 때문에 그래픽이 많이 강화됐다. 하지만 최적화에도 신경을 써 PC에서는 낮은 그래픽 카드로도 플레이가 가능하다. 또한 PC와 엑스박스 원과의 크로스 플레이도 구현할 예정이다. 콘솔 게임은 세계적으로도 커다란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역시 새로운 효자 상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
넥슨을 대표하는 클래식 게임인 ‘바람의 나라’의 모바일 버전인 ‘바람의 나라 연’도 지난 7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바람의 나라 연’은 PC 온라인 원작 세계관을 그대로 반영하고, 도트풍의 그래픽 연출과 최신 모바일 게임에 맞는 시스템을 잘 살렸다. 덕분에 론칭 이후 2일만에 실제 사용자가 100만명을 돌파하는 놀라운 인기를 보여줬다. 그 결과 ‘리니지2M’을 누르고 구글 매출 2위를 기록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고, 이후에도 2, 3위를 유지하며 인기를 얻어왔다. 다만 콘텐츠 업데이트가 늦어지면서 11월부터 약간 하향세를 그리고 있으나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의 손길을 되돌리고 있다. 지금까지 업데이트한 것 중에 가장 많은 콘텐츠를 가진 북방대초원과 이어질 2차 승급, 문파 대전 등 다양한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 넥슨을 상징하는 바람의 나라도 부활했다
여기에 EA의 대표 스포츠 게임 ‘피파’의 모바일 버전도 넥슨의 흥행에 가세했다. 지난 6월에 출시한 ‘피파 모바일’은 피파 공식 라이선스를 통해 36개 리그, 650개 클럽. 그리고 1만 7,000명 이상의 실존 선수들이 등장하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 게임 시리즈로, 사전 등록만으로도 200만명 이상을 돌파했다. 모바일 환경에 알맞은 조작법과 다양한 게임 모드 등을 자랑으로 한다. 여기에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선수 모델링을 강화하고, 60프레임 지원을 통한 부드러운 움직임 구현, 그리고 다양한 카메라와 애니메이션 동작, 경기 시간 설정에 따른 그래픽 변화를 보여준다. 여기에 차범근, 차두리 해설위원과 양동성 캐스터의 해설로 더 생생한 현장 느낌을 주는 등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스포츠 게임 유저들을 사로잡고 있다.
▲ 가장 인기 있는 모바일 축구 게임인 피파 모바일
넥슨은 3분기 연결 매출이 8,873억원, 영업이익 3,085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0% 이상 증가하며 3,695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3분기 전체 매출 중 40% 이상을 차지하는 비중으로 드디어 PC 온라인 게임 ‘던전 앤 파이터’의 거대한 그늘에서 벗어난 것이다. 또한 ‘모바일 게임은 약하다’는 넥슨의 이미지도 탈피한 것이다.
‘던전 앤 파이터’도 모바일로 개발 중이다. ‘던전 앤 파이터’는 중국 PC 온라인 게임 1위를 장기간 유지하고 있고, 매년 1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최고의 온라인 게임이다.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은 작년 12월, 사전 등록에서만 6,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대단한 인기를 과시했다. 지난 8월에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하지만 게임은 완성 단계로 보이며, 중국과의 정치적인 이슈가 풀리기만 하면 다시 출시될 것으로 보여 또 다시 PC 게임못지않은 기록적인 흥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넥슨은 연이은 모바일 게임의 성공으로 2019년의 매각 위기를 완전히 벗어났다. 아울러 ‘던전 앤 파이터’의 높은 의존도도 벗어났으며, PC 온라인과 모바일을 아우르는 강자로 우뚝 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