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학의 관점에서 본 게임은 어떤 모습일까? 업계에서는 '재미있는 게임, '돈 많이 버는 게임'을 고민하는 동안 심리학에서는 색다른 관점으로 게임에 접근하고 있었다.
인지심리학자로 잘 알려진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게임문화재단 이사장)는 '어쩌다 어른'이나 '요즘 책방'같은 TV프로를 통해 잘 알려진 사람이다. 그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진행하는 아이머게이머 챌린지에도 출연, ‘게임은 피드백’이라는 꽤나 인상적인 발언을 했다.

▲ 평소에도 게임을 즐긴다는 김경일 교수(아이머게이머)
그는 게임을 통해서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측면 하나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게임적 요소를 이해하고 그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우리 인생이 힘든 이유를 내가 얼마만큼 했는지,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그걸 모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것이 피드백이 없는 상태이고, 이런 피드백을 끊임없이 발산하는 것이 게임이라며 게임과 피드백을 연결시킨다.
내가 얼마나 왔는지 실시간으로 즉 스코어로 보여주는 것은 게임 만한 게 없다는 관점이다.
▲ 게임=피드백을 강조하는 김경일 교수
심리학적 관점에서 게임의 놀라운 점은 바로 이런 정교한 실시간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 그는 우버를 게임 요소가 포함된 현실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기사가
어디까지 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이 사용자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이고, 그것이 게임적
요소의 접목이라는 주장이다. 지하철의 실시간 열차 위치 정보 시스템도 마찬가지. 열차가 어디까지 왔는지 목을 빼고 있지 않아도 되니 이런 것이 피드백이고, 게임의
순기능이라는 주장이다.
▲ 피드백이 반영된 열차 위치 정보 시스템
김 교수는 "아이들이 게임을 통해서 게임적 요소를 구현해내는
사회는 너무나 중요하다"며 "게임적 사고를
통해 우리는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을 잃지 않고 찾아갈 수 있고, 지속적으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가 그렇게 게임적 사고를 주장하는 데는 그의 어릴 적 경험과 관련이 있다. 김 교수는 1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년 신흥시장오픈포럼’에서 연사로 나와 같은 맥락의 강연을
진행했다.
1979년 오락실에서 인베이더를 하던 그는 에러인지 게임 점수가 올라가지
않자, 오락실 주인에게 '점수가 안 나온다'며 환불을 요구했고, 오락실 주인은 기기와 버튼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환불해 줄 수 없다고 했다. 당시 그가 주장한 것은 피드백(=점수)이었다. 피드백이 없었으니 그것은 재미도 없고, 결국 게임이 아니라는 얘기.

▲ 인베이더 점수=피드백
그는 "대한민국 인구는 줄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더 귀하다. 그 아이에게 더 이상 승자와 패자라는
굴레를 씌워서는 안 된다. 우리 아이들을 승자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게임적 요소가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게임은 피드백이고, 게임은 미래"라는
문구를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