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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본 게임 전성 시대. 일본 게임은 어떻게 부활했나?

[ 등록일시 : 2019-03-04 12:02:57 ]

비디오 게임의 기틀을 만든 일본 게임

1970년대 후반,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시작으로 한 일본의 비디오 게임은 전 세계를 휩쓸었다. 반면 1980년대 초반, 미국은 아타리 쇼크의 발생으로 비디오 게임은 몰락했다. 그러나 일본은 닌텐도의 패밀리 컴퓨터와 세가의 체감형 아케이드 게임 등 멋진 게임들을 쉴 새 없이 탄생시키며 전 세계의 게임 시장을 장악했다. 결국 미국도 패밀리 컴퓨터가 뒤늦게 발매되고, 인기를 얻으며 다시 급성장하기 시작했고, 16비트, 32비트로 발전함에 따라 게임기에서 멀티미디어 기기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도 뒤늦게나마 게임기 시장에 참여를 결정할 정도였다..

 

빌 게이츠는 Xbox 발매를 앞두고 일본의 게임 개발사는 비디오 게임 산업을 발전시켜 온 회사라며 일본 게임 회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Xbox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본 게임 회사들의 참여가 중요하다며, 참여를 독려한 것이다. 아무래도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드는, 그리고 PC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게임기였기 때문에 서양권 게임 회사들의 참여는 그나마 쉬웠지만 일본 게임 개발사들의 참여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Xbox가 발매되던 시절만해도 일본 게임 회사들의 위상은 대단했다.

 

반면 미국 비디오 게임은 이른바 아타리 쇼크가 발생한 1980년대 초부터 약 10여년 간 긴 암흑기에 들어간 적이 있다. 하지만 일본은 닌텐도의 패밀리 컴퓨터의 탄생과 아케이드 게임의 번성과 함께 1980년대 초반부터 급성장하며 전 세계 게임 산업을 이끌어 갔다.

 

덕분에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일본의 아케이드, 가정용 게임들은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 3가 발매를 앞둔 2005년 정도부터 일본 게임은 서서히 하향세를 그리고 있었다. 일본 게임이 하향세가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모바일의 고성능에 따른 모바일 관련 시장의 성장, 그리고 고해상도 HD 영상의 시대가 되면서 개발비의 급상승, 매너리즘에 빠진 개발사 및 개발자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 시기부터 세계를 호령하던 일본 게임은 미국, 유럽 같은 메이저 회사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기기 시작했다. 일본의 유명 IP 게임들은 대부분 동반 부진의 늪에 빠졌고, 반면 서양의 게임들은 급성장했다.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많은 인기를 얻었던 대전 격투 게임(버추어 파이터, 철권, 스트리트 파이터, 킹 오브 파이터즈 등)2000년에 접어들면서 인기가 하락했다.

 

반면 미국, 유럽에서 개발한 콜 오브 듀티, 메달 오브 아너, 언리얼, 퀘이크 같은 FPS(First Person Shooter) 게임은 발전하는 네트웍 기술과 맞물려 급성장했다. 대전 게임도 워크래프트, 커맨드 앤 퀀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스타크래프트 등 이른바 RTS(Real Time Strategy)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 1990년대 후반부터 급격하게 인기를 얻었다. 여기에 록스타의 GTA가 탄생하면서 오픈 월드 게임이 탄생했고, 이후 서양 게임은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일본 게임은 왜 몰락했을까?

과거, 1980년대 게임은 용량이 16KB, 32KB 등 아주 적은 용량을 사용했다. 그러다가 메가급 용량을 저장할 수 있던 메가 팩의 탄생과 3.5인치 혹은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를 사용하면서 정지 그래픽 기반의 어드벤처 게임이나 롤플레잉 게임 등이 유행했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작은 용량이었기 때문에 4-5명 내외의 개발자들이 작업을 하던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게임 엔진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이라 직접 프로그램하는 하드코딩 방식으로 제작했다. 하지만 하드웨어가 발전하고, 게임이 발전함에 따라 점점 많은 인원이 필요해 졌다.

 

그래서 서양은 게임 엔진을 통해 자동화를 도입했지만 일본은 개발 인원을 늘리면서 하드 코딩을 고집하는 회사들도 여전히 있었다. 물론 일본의 대형 회사들은 게임 엔진을 조금씩 도입하고, 제작 공정을 시대에 맞게 다듬어 갔지만 점점 커지는 개발 규모, 게임의 재미 보다는 개발 일정과 인원 관리가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게임 외적인 부분이 더 중요해지면서 게임의 본질인 재미가 뒷전으로 밀려나버린 것이다. 또한 개발자들은 물론이고 개발사끼리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술에 대한 발전도 점점 늦어졌다. 규모가 큰 게임을 만드는데, 완성이 가까워서야 게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근본은 해결하지 못하고 완성한 게임들도 다수 보였다.

 

하지만 서양 게임 회사들은 게임 개발을 최대한 자동화할 수 있는 게임 엔진의 개발, 그리고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는 문화를 통해 기술에 대한 습득과 발전이 점점 빨라졌다. 그리고 일본과는 달리 개발비에 대한 압박에서 조금 더 자유롭게 벗어나 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비디오 게임의 주도권은 서양으로 넘어갔다. 자유로운 발상과 도전 정신, 그리고 수준 높은 기술력이 맞물린 결과였다. 그 덕분에 일본 게임 회사들은 주도권을 빼앗겼다. 과거에는 미국의 게임 시장에서 일본 게임들이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는 서양 게임들이 더 큰 흥행을 하기 시작했다.

 


일본 게임 회사들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본 게임은 다시 부활했다. 과거의 전성기 수준은 아니지만 적어도 글로벌 시장에 충분히 통할만한, 그리고 서양 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재미를 가진 게임들을 히트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 몇 년 전부터 캡콤이나 프롬 소프트의 활약은 주목할 만하다.

몇 년 전까지 캡콤은 과도한 DLC로 유저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80, 90년대에 수많은 히트작들을 탄생시켰던 유명 개발자들과 결별하고, 개발팀을 재정비하며 지금은 가장 완성도가 높은 게임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다. 최근 발매된 바이오하자드 2 RE2018E3 게임 쇼에서 최고의 게임으로 평가받았고, 발매 후 1개월도 되지 않아 300만장 이상이 판매되는 등 리메이크 게임이지만 대단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과거 게임을 추억팔이만이 아니라 현재 시대에 걸맞는 게임 수준으로 재탄생시켰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캡콤의 츠치모토 회장은 콜 오브 듀티 같은 게임은 매년 발매되는데, 바이오 하자드는 3, 4년이 걸린다며, 매년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를 발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라고 할 정도로 개발팀과 개발 공정을 재정비하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 그래서 개발 공정이 빠른 개발사들에게 외주를 주고, 이를 통해 개발 공정을 보다 선진화했다. 그 후 현재는 게임의 핵심 부분에서는 외주 개발을 없애고 모두 내부 스튜디오에서 완성도 높은 게임만 개발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한물 갔다고 생각했던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도 플레이스테이션 3 시절에 성공시켰고, 심지어 최근에는 록맨 11도 흥행시키고 있다.



또한 캡콤 출신 유명 개발자들이 뭉친 플래티넘 게임은 베요네타나 니어 오토마타 같은 독창적이며 완성도 높은 액션 게임으로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액션 게임들을 선보이고 있다. 한편 다크 게임이라는 장르와 고난이도 게임을 대중화시킨 프롬 소프트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데몬즈 소울을 대규모 마케팅도 없이 장기간 동안 꾸준하게 히트시키며, 다크 게임이라는 독창적인 장르를 탄생시켰다. 이후 다크 소울, 블러드 본과 발매를 앞둔 세키로까지.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극악스러운 난이도를 앞세워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게임 장르를 탄생시켰다. 프롬 소프트의 게임들은 이제 많은 게임에 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향을 받은 게임이 바로 작년에 큰 인기를 얻은 갓 오브 워다. 프롬 소프트의 기괴한 몬스터 디자인들과 어려운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중독성은 게임 업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한편 오카다 코지 같은 원조 개발자들이 빠진 아틀러스는 캡콤처럼 개발팀을 재정비한 후 대표작인 여신전생 시리즈를 더욱 크게 성공시키고 있다. 과거 8비트, 16비트 시절 보다도 더 좋은 평가와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캡콤과 같은 대형 회사는 아니기 때문에 발매하는 게임의 숫자는 적지만 모두 완성도가 높고, 독창적인 게임들을 선보인다. 과거 여신전생 시리즈는 일본내에서만 팬층이 많았던 게임이지만 이제는 서양에서도 팬이 늘어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일본 게임 회사들은 과거의 전성기 같은 영광을 100% 되찾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독특한 게임으로 점점 막강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기술력도 많이 회복했고, 서양 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독창적인 게임도 많이 탄생했다. 몇 년 전 일본 게임들은 자신들의 특기를 잊고, 서양식 게임의 감성을 살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지금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일본 게임은 일볻 게임 특유의 감성과 재미요소를 살린 게임들이 많다. 한마디로 서양 게임을 흉내내기 보다는 자신들이 장기를 가장 극대화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게임들은 다시 좋은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반면 일본 게임이 다시금 인기를 얻는 요즘, 일부 서양 게임들은 매너리즘에 빠진 모습을 보여준다.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시스템과 비슷 비슷한 게임 플레이, 여기에 매년 발매되기 위해 게임적인 재미 요소 보다는 스케쥴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리즈 게임들. 그래서 일부 서양 게임 개발사와 시리즈 게임은 판매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다시 서양 게임 제작사들은 일본 게임을 배우고 연구하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매너리즘도 없는 것 같은 닌텐도

사실 위에 다루지 않은 일본 회사가 닌텐도다. 닌텐도는 일본 회사이지만 8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여러 장르의 게임을 흥행시키고 있는 세계 유일한 회사가 아닐까. 여러 일본 게임 회사들이 암흑기에 접어들었을 때도 닌텐도는 다양한 게임들을 흥행시켜 왔다 스위치 같은 게임기는 경쟁 게임기에 비교하면 절대 고성능이 아니지만 닌텐도 특유의 감수성과 기술력, 그리고 캐릭터가 만나 타 회사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재미와 완성도를 보여준다.


오픈 월드를 만들어본 적도 없는 닌텐도였지만 젤다의 전설 :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서양식 오픈 월드 게임에서는 볼 수 없던 독창적인 게임 구성이 돋보였고, 마리오 오딧세이도 특유의 게임 구성이 여전했다.

 

닌텐도가 발매하는 게임은 과거 닌텐도 64 시절 이후로 사실상 프랜차이즈화되어 있다. 마리오, 젤다, 그리고 마리오 카트, 대난투가 선두에 나서고, 그 뒤에는 파생 게임과 다른 시리즈물인 마리오 테니스, 마리오 골프, 페이퍼 마리오, 마리오 파티, 요시, 파이어 엠블렘, 메트로이드, 스타폭스, 동키콩 등이 여러 장르의 게임들을 책임진다. 또한 최근에는 스플래툰이 TPS 장르의 프랜차이즈화 게임이 될 가능성이 보인다. 여성 취향은 동물의 숲, 어린이는 포켓 몬스터가 책임진다. 이외에도 메이드 인 와리오나 리듬 천국, 피크로스 같은 게임들도 자신만의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이 게임들은 80년대 초반의 8비트 게임 같은 감성과 그래픽으로도 흥행에 성공시키고 있다. 이렇게 닌텐도는 90년대 중반 이후 프랜차이즈화된 게임을 위주로 선보이고 있지만 지금까지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일본 게임, 앞으로도 기대할 수 있을까?

일본 게임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아마도 그 대답은 YES 일 것 같다. 일단 과거부터 기술력이나 아이디어가 좋았던 회사들이며, 유능한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이 많다. 아직 시행 착오를 겪고 있고 있는 회사나 일부 게임들도 있지만 이미 개발 라인을 정비하여 세계적인 수준의 게임을 탄생시키고 있거나 혹은 서양 게임에서 볼 수 없는 감성의 게임으로 주목을 받는 경우도 있다.

스퀘어 에닉스는 킹덤 하츠 3가 디즈니 캐릭터의 인기를 앞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고, 세가도 수많은 IP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기 시작한 용과 같이 시리즈가 있다. 하지만 세가나 코나미는 최근 캡콤처럼 과거 IP를 멋지게 부활시킨다거나 새로운 대작 게임을 선보여야 할 시기라고 생각된다. 물론 두 회사는 충분히 그럴만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코나미에서 독립한 코지마 히데오도 메탈 기어의 그늘에서 벗어나 개발 중인 데스 스트랜딩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 가능성이 높고, 캡콤의 유명 개발자들이 설립한 플래티넘 게임이나 철권, 드래곤볼을 성공시킨 반다이 남코도 있다. 에이스 컴뱃 7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반다이의 다양한 캐릭터 판권과 남코의 유명 IP와 기술력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코나미도 과거에 비해 발매되는 타이틀은 적어졌지만 스포츠 게임인 위닝 일레븐이나 올해 발매되는 프로야구 스피리츠는 전통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게임들이다. 코나미는 80, 90년대의 전성기와 수준 높았던 IP들을 잘 살리지 못하고 있고 코지마 히데오가 나간 이후 주춤하고 있지만 이는 세가나 캡콤도 마찬가지였고, 캡콤과 세가는 이를 극복해 나간 바 있어 코나미도 위기를 벗어나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보자.


최근 일본 게임 회사들은 과거 IP를 되살리거나 혹은 서양 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감수성으로 다시금 전 세계 게임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제는 동서양 개발자들이 재미있는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영향을 받고 있는 시대이다. 그래서 게임 팬들에게는 가장 즐거운 시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동서양 모두 서로 창의적이고 자신만의 장점을 가진 게임들이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준혁 기자 | rainbow1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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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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