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확산세를 보이는 코로나19 시국만큼 2021년 상반기 게임업계는 바람잘 날이 없었다. 1월부터 이어진 게입업계 연쇄파동부터 셧다운제로 인해 벌어진 마인크래프트 19금 사태까지 상반기 게임업계의 굵직한 사건사고들을 모아봤다.

◇ 2021 게임업계 연쇄파동...폭풍같은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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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넷마블의 '페이트 그랜드 오더'에서 발생한 신년 스타트대시 중단 사태로부터 시작된 트럭시위는 게임업계 전체로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넥슨의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클로저스, 엔씨의 프로야구H2와 리니지M 등 크고 작은 게임사 앞에 분노와 성토의 메시지를 담은 트럭들이 달리기 시작하면서 게임사들도 진화에 나섰다.

넷마블은 3월 간담회를 시작으로 후속조치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공식방송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저들과 소통에 나서 유저들의 민심을 돌렸다. 넥슨 또한 확률형 아이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약속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마비노기와 메이플스토리 등의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후속 조치에 전력을 다해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다만 엔씨의 경우, 트럭 사태에 무관심한 태도와 '리니지M' 문양사태를 항의하기 위해 찾아온 유저를 문전박대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행보를 보여 지금까지도 많은 게이머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작은 불씨로 시작된 게임업계 연쇄파동이 과연 한국 게임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마인크래프트가 19금이 된 사연은? 여가부는 남탓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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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용 게임으로도 인기가 높은 PC게임 '마인크래프트'가 한국에서만 '셧다운제'의 영향으로 성인용 게임이 되어버리는 웃기지도 않는 촌극이 벌어졌다.

2014년 '마인크래프트' 개발사인 '모장 스튜디오'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마인크래프트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에 있는 플레이어의 경우 '마인크래프트'를 구매하고 이용하려면 만 19세 이상이어야 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의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S계정으로의 통합을 진행 중이지만 셧다운제로 인해 MS계정의 국내 가입자는 19세 이상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마인크래프트'는 국내에서 12세 이용 등급 판정을 받은 게임이며, 코로나19 시국에 맞춰 매년 열리던 어린이날 청와대 초청 행사도 '마인크래프트' 안에서 치러진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 셧다운제의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커지자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는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의 청소년 이용 제한은 해당 게임사의 운영 정책 변경에 따른 것"이라며, "한국 게임 이용자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이뤄지도록 마이크로소프트에 요청하겠다"며 책임을 기업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여야 모두 '셧다운제 폐지'를 추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과 강훈식 의원이 지난달 말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고,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도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 '오딘: 발할라 라이징', 리니지 형제 몰아내고 매출 1위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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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9일 출시한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모바일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이 엔씨의 ‘리니지M’과 ‘리니지2M’을 제치고 현재까지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북유럽 신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오딘'은 높은 품질의 그래픽과 방대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게이머들의 이목을 사로잡았고 출시 4일 만에 1위에 등극했다.

'리니지M' 시리즈가 구글플레이에서 최정상 자리를 하루 이상 내준 건 2017년 6월 이후 4년 만이다. 여기에 기존 IP가 아니라 신규 IP로 이만한 성적을 내는 것도 인상적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1위 등극 이후 주가도 11% 이상 상승한 6만4000원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6만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9월 상장 직후 8만원대를 기록한 이후로 처음이다.

한편 '리니지M' 시리즈도 TJ쿠폰 배포, 신 영지를 비롯한 새로운 업데이트 예고로 1위 재탈환을 위한 반격에 나섰지만 15일 현재까지 '리니지M'은 2위에 머물러있다. 심지어 '리니지2M'은 넷마블의 '제2의 나라'에 밀려 4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문양사태 이후 엔씨에 대한 유저들의 불신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과연 오딘이 이대로 장기 집권을 성공하게 될지 게이머들과 게임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무분별한 中게임의 동북공정...칼 빼든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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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출시한 모바일게임 '샤이닝니키'가 일으킨 이른바 '동북공정' 사태는 해가 바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당 사건은 샤이닝니키에서 이 한복의상을 아이템으로 판매되면서 시작됐다. 한복 의상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이 “중국 조선족의 의상”이라고 주장했고 개발사가 이에 해당 아이템을 삭제하고 사과하면서 국내 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개발사인 페이퍼게임즈는 "한국 왕실 의상은 명나라 황제가 수여한 것이고, 중국은 제후국의 하급 복식에 대해 위로와 은총, 격려를 보내 조선이 더 충성스럽게 중국에 봉사하도록 했다"며, "한국은 자체적인 복장 체계가 없으므로, 한국 드라마에서 본 한복은 명나라 의상을 개선한 것이다"는 억지 주장과 역사 왜곡이 담긴 공지와 함께 8일 만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이후 페이퍼게임즈는 한국 지사까지 철수하며 완전히 한국과 선을 그었다.

'샤이닝니키' 이외에도 'SKY-빛의 아이들', '후궁의 법칙' 등 다양한 중국 게임이 '한복 동북공정'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렸으며, 게임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 스포츠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의 형태로 동북공정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중국의 무분별한 동북공정을 막아내기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도 보였다. 지난 5월 김승수 의원이 게임 속 중국의 동북공정을 차단하기 위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아울러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 자격에 ‘역사’ 분야를 추가하자는 개정안, 이른바 ‘게임 동북공정 원천 차단법’ 제안도 지난 6월 21일 상정된 바 있다.

게임업계는 이러한 정치권의 움직임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론 게임위의 사전심의 권한 확대에 대한 부작용도 우려하는 모습이다.

◇게임스탑을 둘러싼 다윗과 골리앗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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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레딧을 중심으로 뭉친 개인투자자들과 대형 헤지펀드 간 미국 비디오게임 소매업체인 게임스탑에 대한 공매도 전쟁이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게임스탑은 비디오게임 유통점 체인 업체로, '오프라인 매장'으로 운영되는 탓에 코로나19로 막대한 타격을 받은 기업 중 하나였다. 주식은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주당 4달러에 거래됐다.

하지만 게임스탑의 성장 가능성 덕분에 주식이 고평가되자 대형 헤지펀드는 게임스탑의 주가하락을 예상하고 게임스탑 유통 물량의 139%에 달하는 대량 공매도에 나섰다. 이에 질세라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개인투자자들은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WSB)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토론방을 중심으로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집중된 종목을 한꺼번에 매수해 주가가 급등할 경우, 헤지펀드들이 주식을 되사서 갚아야 하는 '숏 스퀴즈'를 노리고 주식을 더욱더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이에 17.69 달러였던 게임스탑의 주식은 12거래일간 약 1864% 증가한 347.51 달러까지 치솟았다.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의 '매수 거래 중지'라는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결국 대형 헤지펀드들이 약 30~50%의 손해를 입고 게임스탑의 공매도를 포기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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