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게임업계는 전 국민이 주목한 역대급 이슈들로 다사다난했다. 사건사고가 많아 게임 자체가 조명되는 일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여러 의미로 이슈가 된 게임들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울었던 2021년 상반기에 기억될 만한 게임들을 모아봤다.

◇ 확률형 아이템 난민들의 정착지, 로스트아크

X

‘로스트아크’는 스마일 게이트 RPG의 트라이포드 스튜디오가 개발한 쿼터뷰 액션 MMORPG다. 시즌1 시절 미완성된 게임성과 미숙한 운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야 했으나 이를 피드백으로 받아들여 심기일전한 시즌2는 유저들의 찬사를 받으며 무사히 순위권에 안착했다.

2020년 3분기 던전앤파이터 직원 권한 남용을 시작으로 2021년 상반기 대형 게임사들이 각종 논란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가장 주목도가 높았던 확률조작 연쇄파동에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리니지 등 로열티 높은 기존 RPG가 연달아 넘어지면서 해당 게이머들은 마침 개혁이 이뤄지고 있던 로스트아크로 몰려들었다.

‘로스트아크’는 실제로 이 기간 동안 많은 신규 유저를 받아들이며 공격적인 마케팅과 유저 친화적 운영을 선보였다. 과금 유도를 줄이고 게임성과 스토리를 정비하는 방향의 업데이트는 논란만 가득한 게임업계에서 많은 게이머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에 유저들은 '시위 트럭'이 아닌 '커피 트럭'을 보내는 시도를 하는 등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X
X

이 의도치 않은 현상에 ‘로스트아크’는 PC방 점유율을 포함한 각종 차트에서 리그오브레전드나 배틀그라운드, 피파 등 단판성 게임을 제외한 RPG장르 게임 중 1위를 석권했다. 심지어는 PC방 점유율에서 리그오브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 바로 다음 3순위에 오를 정도의 신드롬이 되었다.

게임사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로스트아크’는 2021년 상반기, 콘솔과 모바일에 비해 이렇다 할 이슈가 없던 PC 온라인 게임 중에서 단연 최고의 화제성을 보여줬다.

◇ 수려한 그래픽과 돋보이는 캐릭터, 바이오 하자드 빌리지

X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는 지난 5월 출시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여덟 번째 타이틀로 출시 전부터 많은 게이머들의 기대를 받아왔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는 전작 ‘바이오하자드7 레지던트 이블’의 후속작으로 주인공 에단 윈터스가 그대로 등장한다. 다만 중세 유럽풍의 다크 판타지를 표현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또한 에단 윈터스 뿐만 아니라 드미트리스쿠 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국내외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섹시한 콘셉트로 출시된 드미트리스쿠는 상상 이상의 폭발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2차 창작물을 쏟아내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X

캡콤이 개발한 바이오하자드는 두터운 팬 층을 보유하고 있다. 출시와 동시에 국내외 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으며 순식간에 판매량 차트 1위에 올랐다. 또한 메타크리틱 평점 80을 상회하고 유저 평점 8.5이상, 오픈크리틱 평론가 평점 84, 평론가 추천도 92%라는 준수한 기록을 세웠다.

2021년 상반기,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는 전작 주연의 등장과 수려한 그래픽, 돋보이는 캐릭터에 훌륭한 게임성 모든 박자를 고루 갖춘 수작으로 평가받으며 큰 주목을 받았다.

◇ 파워 업 된 헌터, 몬스터 헌터 라이즈

X

‘몬스터 헌터 라이즈’는 지난 3월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된 몬스터 헌터의 새로운 시리즈다. 기존 팬 층도 두터웠지만 스팀 PC버전으로 출시된 바 있는 전작 ‘몬스터 헌터: 월드’덕에 더 많은 한국 유저들을 유입시킬 수 있었다. 콘솔 게임의 수요가 높은 해외시장에서도 팬 층이 두터운 명작시리즈로 많은 MMORPG가 몬스터헌터의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토리는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전형적 클리셰로 ‘마을을 구하는 영웅’ 서사를 채택하고 있다. 다만 마을을 찾아온 일반인이나 신참 헌터가 아닌 마을의 구성원으로 시작한다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무기의 종류는 ‘몬스터 헌터: 월드’와 마찬가지로 총 14종이다.

X
메타크리틱

‘몬스터헌터 라이즈’는 차트를 휩쓸며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발매 3일 만에 출하량 400만장을 돌파하는가 하면 발매 한 달 차에는 600만장을 돌파했다. 더불어 메타크리틱과 오픈크리틱 모두 88점을 기록하며 게임성과 흥행을 모두 잡은 수작으로 기록되었다.

◇ 카카오게임즈 향후 10년 주가를 책임질 오딘: 발할라 라이징

X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카카오게임즈에서 출시한 MMORPG로 라이온 하트 스튜디오의 첫 작품이다. PC와 모바일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되어 화제가 됐다. 더불어 쇼케이스에서는 “2021년 최고의 MMORPG가 될 것이다”라고 공표해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X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오픈 심리스 월드의 형태를 채택하여 로딩 없이 지역을 이동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이는 모바일 MMORPG에서는 볼 수 없던 방식이다.

또한 근 몇 년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던 리니지M의 매출량을 넘긴 최초의 게임이다. 출시 전부터 역대급 그래픽과 게임성을 보여줄 것이라는 홍보로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실상은 유저들의 뭇매를 맞는 중이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직접 플레이해본 스트리머들은 “모바일과 PC버전 모두 말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는 그래픽을 보여줬고, 게임성은 양산형 모바일 RPG에 리니지형 비즈니스 모델을 덧씌웠다”며 비판을 쏟아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역대급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는 게임의 주요 타깃이 게임성이나 평가를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

X

게임의 평가와 상관없이 수려한 그래픽을 탑재했고, 기존 게임들에 비해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해결한 모습으로 출시되었다. 그에 따라 현재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출시 전부터 많은 RPG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는 사실과 철옹성 같던 리니지를 넘어섰다는 사실로 명실상부 2021년 상반기 최고의 이슈메이커가 되었다.

◇ 여성 오타쿠들의 안식처, 제2의 나라

X

넷마블의 ‘제2의 나라’는 지브리풍의 그래픽으로 게이머뿐만 아니라 지브리 애니메이션 팬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다.

니노쿠니 시리즈의 신작 모바일 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제2의 나라’라는 이름으로 현지화 되었다. ‘제2의 나라’는 미래기업에서 만든 게임의 베타테스트에 참여한 플레이어가 눈을 뜬 곳이 실존하는 세계였다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같은 이유로 “리니지 묻은 지브리다”며 ‘지브리니지’라는 오명을 얻었으나 게임성이 나쁘다는 평을 듣지는 않았다. 다만 양산형 RPG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는 않다는 점과 래디컬 페미니스트 측에서 문제 삼는 표현인 ‘보이루’단어를 금지시킨 점을 들어 비난을 받아야 했다.

X

게임 자체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 MMORPG지만 조금씩 차별화된 시스템과 지브리 애니메이션 특유의 카툰감성으로 보기 드문 여성유저까지 사로잡으며 매출순위와는 별개로 가장 많은 이용자수를 보유한 모바일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X
자료 출처 = 앱에이프

실제로 일반 모바일 게임과는 다르게 여성 유저의 비율이 상당히 높으며, 이용자 수는 매출 1, 2위 게임을 가볍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제 2의 나라’는 게임성과 매출 등 지표와는 관련 없이 ‘지브리’라는 이유 하나로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2021년 상반기 국내외 게임업계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게임개발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수많은 사건사고에 묻혀 여의치 않은 상황에도 많은 게임들이 유저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화제가 되었다. 긍정적인 이슈만 가득하지는 않았지만, 이슈가 된다는 자체로 주목받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반기에도 다양한 플랫폼의 기대작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상반기 만큼의 이슈게임들이 나타날지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게임와이(Game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