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오븐 브레이크’사태가 트럭 시위까지 번지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이에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9일, 공식 카페에 개선안을 담은 사과문을 게시했다. 역대 최악의 위기에 봉착했으나, 발 빠른 대처로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2021년 상반기 확률형 아이템 논란등 연쇄 파동으로 인해 게이머와 업계 모두에게 민감한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이번에는 데브시스터즈에 시위 트럭이 향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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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피피라 피라 트윗

‘쿠키런: 오븐 브레이크’는 캐주얼 러닝 액션게임으로 직관적인 조작 방식과 캐주얼한 게임성을 내세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점프와 슬라이드 두 버튼만 사용하면 되는 달리기 게임인데, 전작인 쿠키런 시리즈처럼 단순 오래달리기가 아닌 유저간 경쟁 방식을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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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성과 캐주얼함은 게임의 정체성으로, 이를 정면에서 부정하는 패치의 강행이 유저들 분개의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쿠키런: 오븐 브레이크’는 패치 이전에도 운영적 미숙함과 관련된 논란에 시달려왔다. 그럼에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모습에 유저들의 불만이 쌓이다가 지난 6월 12일 ‘용감한 쿠키’탄생 12주년 기념 이벤트에서 폭발했다.

해당 이벤트에서 데브시스터즈는 유료 재화인 크리스탈을 ‘쿠키런: 킹덤’과 ‘쿠키런: 오븐 브레이크’ 각 게임의 유저들에게 지급했다. 그런데 ‘쿠키런: 킹덤’에는 크리스탈 1200개와 별사탕 120개를 지급한 반면 ‘쿠키런: 오븐 브레이크’에는 크리스탈 612개를 지급해 “‘쿠키런: 킹덤’의 높은 매출에 따른 유저 편애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각 게임 내 재화의 가치가 달라 단순한 크리스탈 지급량을 비교해 차별 대우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도 상당히 많았다.

공식 카페 내에서 촛불시위가 성행하는 등 사태가 더욱 심각해졌으나 데브시스터즈 에서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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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6월 26일 ‘쿠키런: 오브 브레이크’ 시즌6 업데이트 영상이 공개됐다. 하지만 유저들은 몇 가지 이유를 들어 이를 ‘최악의 패치’라고 주장하며 비판에 나섰다.

공식 카페와 각종 커뮤니티의 유저측 의견에 따르면, 시즌6 업데이트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수호카드’다. 수호카드는 플레이 도중에 추가적인 스킬을 사용해 보다 많은 점수를 얻게 해주는 신규 시스템으로, 이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기존 재화와 전혀 다른 수호 토큰을 사용해 ‘뽑기’를 진행해야 한다. 더불어 수호 토큰 수급 방법은 이벤트와 과금 밖에 없었고, 마땅한 수급처도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수호카드는 타 모바일 게임들처럼 레벨업과 승급을 진행해야 하는데, 승급에는 같은 수호카드가 필요하니 유저들 입장에서는 졸지에 천장 없는 가챠 게임이 되어버렸다. 유저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고정 수급처를 추가했지만, 이마저도 도움이 되는 수준은 아니었다.

유저측은 수호카드가 과금 유도의 문제를 안고 있을 뿐 아니라 ‘쿠키런: 오븐 브레이크’가 그간 추구했던 방향성과 상당히 어긋나 있는 패치라고 주장했다. 이는 데브시스터즈가 이전부터 유저들에게 체계적인 빌드런을 지양할 예정이라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빌드런이란 의도적으로 함정에 부딪히거나 특정 위치의 아이템을 먹지 않고 각종 스킬의 발동 타이밍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플레이 방식을 말한다. 이는 스테이지 공략 자체를 공식화하는 플레이로, 고점을 위해서는 빌드를 외워야만 한다. 때문에 빌드런은 기존 유저에겐 스트레스로, 신규 유저에게는 진입장벽으로 다가왔다. 따라서 이런 문화를 지양하겠다고 말해왔던 데브시스터즈에게 있어 시즌6의 수호카드는 이를 정면 부정하는 패치인 것.

같은 맥락으로 시즌6 업데이트에는 쿠키들의 첫 변신 능력 삭제가 포함될 예정이었는데, 이는 수호 카드와 함께 역대 최악의 패치로 꼽혔다. ‘쿠키런: 오븐 브레이크’에는 스테이지를 시작하자마자 발동되는 능력이 존재한다. 이 능력들은 스테이지를 진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쿠키런 특유의 속도감을 살려줄 뿐만 아니라 쿠키들의 개성을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데브시스터즈는 이에 대해 “모든 쿠키들의 능력치에 통일성을 주기 위함이다”라고 설명했지만, 유저측은 납득하지 않았다. 도리어 “신규 유저에게는 진입장벽을, 기존 유저에게는 박탈감을 안기는 패치”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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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속도관련 보물, 쿠키 등을 너프하여 특유의 속도감을 죽이는 패치를 별다른 공지 없이 진행한 점과 유저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불통의 문제, 캐릭터 의상의 선정성과 인종차별 문제등 모든 불만이 복합적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5일과 6일, 사태는 트럭 시위로까지 번지게 된다.

‘쿠키런 트럭 시위 사태’는 일반 언론에까지 보도되기 시작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9일 개선안을 포함한 사과문을 공식카페에 게시하며 발 빠른 대처로 유저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과문에는 사죄의 내용과 함께 수호카드의 사용처 및 중요도 축소, 첫 변신 능력 삭제 완전 롤백, 수호카드 관련 패키지 구매 유저 무조건 환불과 구매한 재화 미회수 등 지적된 부분에 대한 취소나 대폭 완화를 담은 개선안이 담겨있었다. 이후 유저와의 소통을 직접적으로 이어나가는 모습에 악화되었던 여론이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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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오븐 브레이크' 공식 카페 사과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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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오븐 브레이크' 공식 카페 사과문 일부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게임와이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우선 지난 시즌6 업데이트로 인해 많은 불편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하며 “보내주신 수많은 의견들을 토대로 실현 가능한 보다 좋은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거쳤다. 이에 따라 다음 업데이트 기점으로 개선안 반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시스템 준비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유저 의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소통할 수 있도록, 그리고 더욱 즐거운 콘텐츠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쿠키런: 오븐 브레이크’ 사태는 유저들의 적극적 의견 피력과 개발사의 빠른 의견 수렴등 상호간 소통이 발생함으로서 일단락됐다. 이는 개발사가 피드백의 적극적 수렴을 통해 신중하고 정확한 결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과 소비자의 목소리가 게임사에 닿았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데브시스터즈는 유저들에게 더욱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약속했다. 이런 게임사를 상대로 한 유저의 승리와 잘못을 시인하고 변화를 이어가는 개발사의 관계가 다른 모든 게임사에도 모범적인 사례로 기록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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